정말 오랜만에 나의 흥미를 돋구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아웃오브박스 1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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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제 친구는 아님. 내 친구의 친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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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ut, 사실 이 둘도 친하지 않음 ㅋ 왜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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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 여대의 의류학과 출신인 나의 친구와 동기인 사이였는데, 금방 자퇴하고 다른 학교를 갔기 때문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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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로 그냥 남 이야기지만 결단력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그녀의 스토리를 꼭 들려주고 싶었음
야 나 아는애 중에 진짜 대박인 애 있어
앞자리가 서른이 되자 드디어 내 친구들이 진로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눈앞에 당장 취업에 급급해서 일단 붙여주는데 감사합니다 하고 다니다가 4-5년이 지난 지금. 일이 손에 익자마자 이제 딴 생각을 하게 된다.
" 오 이걸 내가 평생 할 수 있나?"
" 이게 맞나..?"
하나둘씩 이런 고민을 시작하다보니, 프로 진로방황러였던 나를 만나면 친구들이 고해성사?ㅋ 마냥 나를 붙잡고 진로 고민 상담을 오질나게 한다.
그렇게 뭐해먹고 살지~하 난 뭘 해야하지~이런 이야기를 해대던 중 친구 중에 한명이 자기 아는 사람 중에 대박인 사람이 있다면서 재미난 썰을 들려줬다.
1차 진로 변경: 미팅 하다 현타와서 자퇴
때는 바야흐로 내 친구의 신입생 시절.
내 친구와 오늘의 주인공은 두근반 세근반하는 마음으로 미팅을 하게 되었다.
그녀들의 미팅 상대는 xx학교 의대생들!
But,
아웃오브박스 11호는 미팅상대가 의대생이라는 사실에매우 기분이 안좋았다.
왜냐? 원래는 이과생인 그녀는 의대를 목표로 했지만 성적이 나오지않아 교차 지원으로 의류학과에 오게 된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자신의 목표였던 학교에 다니고 있는 의대생들을 직접 보고 나니 마음이 싱숭생숭숭구리당당한 것!!
(약간 박진영의 니가 사는 그집 그집이 내집이었어야해 이런 느낌이랄까..?)
때문에 그녀는 그 미팅에 집중하지 못하고,,,플러팅 대신 공부방법만 오지게 물어봤다고 했다. 수학은 어떻게 했냐 과탐은 뭐했냐 등등 친구의 말로는 거의 쎄미 입시 상담회였다고 함.
이 의대생과의 만남이 그녀에게 어마어마한 트리거가 되었는지, 미팅날이 금요일이었는데 주말이 지난 월요일 내 친구를 보자마자 오늘의 주인공이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야 나 자퇴해"
그렇게 그녀는 그 한마디를 남기고 학교에서 사라졌다…literally 바로 사라졌다고 함.
2차 진로 변경: xx 공대 입학 > 대학원까지
그렇게 그녀는 수능을 한번 더 치뤘지만
안타깝게 목표였던 의대는 가지 못했다.
그래도 서울에 있는 공대로 유명한 학교에 들어가게 되었다.
어찌저찌 대학을 졸업하게 되었고 대학원까지 들어가게 되었는데, 구 전공이었던 의류학과랑 현전공이었던 공대 (뭔 공댄지 기억안남 지송) 전공을 살려 의류공학? 뭐 그런걸로 대학원을 가게 되었다고 한다!
내 친구는 인스타로 그녀의 소식을 보면서
아 얘가 진짜 과거의 행적을 살려서 뭔가를
개척하는구나 싶어서 엄청 기특?하게 느껴졌다고...
그치만 이게 그녀의 최종 종착지가 아니였음….
3차 진로 변경: 꿈에 그리던 의대 입학!
어느때와 다름없이 인스타를 보던 내 친구는
그녀가 결국 의대에 들어갔다는 소식을 듣게 되었다.
(의대 새로 들어간건지 의전원인지는 모르겠삼)
결국에 이 언니는
의류학과였다가
공대갔다가
대학원까지 갔지만!
돌고 돌고 또 돌고 돌아
원래 원하던!
10년 전에 미팅에서 봤던봤던!
그 의대생들처럼 의대에 들어가게 된 것이다!!!!!
인
간
승
리
!!
꿈은 이루어진다가 이 사람을 보고 한 말이 아닐지 싶다? 대학원까지 나왔으면 거기에 쓰인 비용이 아까워서라도 계속 가던 길 갔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진짜 너무 멋있다.
그렇게 그녀의 꿈을 이룬 스토리는 여기서 막을 내리는 듯 싶었으나….
몇년 후에 인스타 스토리를 본 내 친구는 또 경악을 금치 못했다.
그녀가 또 다른 도전을 했기 때문이다.
그것은 바로…
4차 진로 변경: 요가 강사
아니 그토록 원하던 의대에 입학해놓고 갑자기 또 요가 강사라니요???
오늘의 주인공은 우연히 요가의 매력에 푹 빠져버려서 학교 휴학까지 때려버리고 요가 자격증을 따게 되었고,
그렇게 요가 강사가 되어서 지금 요가를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아니 내가 알고 있기로 의대생애들 휴학 잘 안하는걸로 알고 있는데,
얼마나 요가에 심취했으면 휴학 갈기고 요가강사를 할까?
자기가 원하는거 있으면 바로 실천하고 그 목표를 어떻게든 이뤄내고
기존에 가진 거 안아까워하고 바로 훌훌 털어버리는
그녀의 행동력과 마인드 애티튜드가 너무 멋있다.
나도 어쩌다가 시작한 프로젝트가 인기를 얻어 눈떠보니 사업이 되었는데
이 애정이 담긴 프로젝트를 내려놓는 결정을 하기 까지 너무너무 어려웠다.
한번도 뭔가 크게 이뤄보고 쌓아본적이 없어서 인생 처음으로 시작보다 내려놓는게 더 어렵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미 이뤄놓은 것을,
많이 걸어오고 몇년에 걸쳐 갈고 닦은 것을
부시는 행위는 엥간한 결단력 아니면 하기 어려운 것 같다 .
그러나 아웃오브박스 11호의 주인공은 본인이 원하는 것이 있으면 과감하게 버리고 아쉬워하지않고 도전한다.
또 그 도전하는 것들이 나름 다 잘된다? 그리고 본인의 만족도도 높다? 나도 그렇고
기존에 하던걸 놓아버리고 새로운 걸 시도하는 사람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아웃오브박스 11호의 썰을
이렇게 쪄봅니다.

